최근 중국에서 확산 중인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폐렴이 국내에도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폐 또는 생식기에 감염되는 세균으로, 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보통 4년에서 7년을 주기로 유행하며 지난 2019년에도 국내에서 유행한 바 있다. 특히 어린이 폐렴의 주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최근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폐렴 확산까지 겹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다른 폐렴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감염되면 기침과 발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은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소아에게는 호흡곤란, 빈호흡, 흉통 등의 호흡기 증상과 고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들 중 약 10~15% 정도는 중증 폐렴까지 진전되고, 일부는 폐가 쪼그라드는 '무기폐'가 나타나는 등 폐 합병증이 뒤따르기도 한다.또, 천식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하는 만큼 초기에 적절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진단은 혈액 검사나 환자의 가래와 비인두 흡입액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항원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보통의 폐렴은 균이 검출되면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그러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일반 세균과 달리 세포벽이 없기 때문에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이 경우 1차 항생제인 마크롤라이드 계열의 항생제를 사용한다.하지만 국내에 전파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대부분 해당 항생제 계열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 2017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지의 논문에 따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마크롤라이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2015년 기준 87%에 달했다.1차 항생제로 치료 효과가 없을 때 2차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나, 현재 2차 항생제를 소아에 사용하는 것은 아직 제한되어 있다. 이에 현장에서는 1차 항생제를 써도 3일 이상 발열 등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10일 이내에 2차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어디서 감염되나… 예방 방법은국내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지난 8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44주 차인 10월 29일에서 11월 4일 사이에는 168명까지 급증했다. 10월 초부터 매주 122명, 90명, 102명, 126명으로 100명 내외의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주된 감염 경로는 환자의 기침과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전파 또는 직접 접촉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집단시설에서 전파가 쉽게 일어나는 이유다. 증상 발생 이후 20일까지 전파력을 가지는 만큼 예방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취약한 영유아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30초 이상 씻고, 식기나 수건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는 등 일상 속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열과 기침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염증이 심해지기 전 신속히 병원을 찾아 기도나 폐 손상을 막아야 한다. 또한 증상이 있을 시 등교나 등원을 자제하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막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은 매우 치명적이다. 나이가 들면 균에 저항하는 기관지의 능력이 약해지고 균을 제거하는 모세 기관지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초기 증상을 잘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합병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