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안의 이물감이 느껴질 때 역류성 식도염을 떠올리기 쉽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목 이물감을 일으키는 질환이 또 있다. 바로 ‘역류성 후두염’.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이호민 과장(의료법인 은성의료재단 좋은강안병원)은 “역류성 후두염은 어떻게 보면 조금 낯선 질환일 수 있지만 사실 이비인후과를 찾는 사람 중에서 역류성 후두염 환자가 가장 많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통해 이호민 과장에게서 역류성 후두염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역류성 식도염? 후두염? 어떤 질환인가요?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에 있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를 하게 됩니다. 역류한 위산에 의해서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하는데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가슴이 많이 아픈 흉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역류성 후두염의 경우 원리는 역류성 식도염과 같지만, 위산이 식도를 거쳐서 후두 부위까지 역류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후두 부위가 역류된 위산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역류성 후두염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목에 가래가 낀 듯한 이물감, 통증, 목소리 변화, 마른 기침과 같은 호흡기와 연관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을 유발하고 식도에 병변을 일으키는 것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이 없고 식도에 병변을 일으키지 않은 채 목에만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역류성 후두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q. 역류성 후두염은 어떻게 진단하나요?역류성 후두염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증상과 후두내시경이 있습니다.1. 쉰 목소리가 난다(거칠거나, 고르지 않은 목소리가 난다,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2. 목청을 가다듬는다(하루에 네 번 이상 목청을 가다듬는다, 헛기침을 한다)3. 후비루가 있다(코에서 목구멍으로 점액이나 분비물이 넘어간다)4.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다5. 식사 후나 누우면 기침이 나온다6. 숨쉬기 힘들거나 가끔 사레가 들린다7. 성가시거나 문제가 되는 기침이 난다8. 목구멍에 이물감을 느낀다(목구멍에 덩어리가 걸려있는 느낌이 든다)9. 가슴이 쓰리거나, 가슴이 아프거나, 소화가 안 되거나, 위산이 넘어오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에 대해 0점에서부터 5점까지 자신이 불편한 정도를 점수로 표시하여 모두 합산하였을 때 13점 이상이라면 역류성 후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후두내시경의 경우, 성문 아래쪽이 부어있거나 성대가 부어있거나 성대 뒤쪽이 부어서 결합되어 있는 소견이 보이거나 후두 안에 가래가 있는 소견이 있을 경우 점수를 계산해서 후두내시경 점수 소견이 7점 이상인 경우에는 역류성 후두염으로 진단합니다. 정상 후두내시경 소견의 사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역류성 후두염이 있는 환자의 내시경 소견은 성대가 부어있고 성대 뒤의 후교련이 결합되어 있는 양상이 보이고 성대 옆에 후두실이 막혀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q. 역류성 후두염은 어떻게 치료하나요?역류성 후두염의 치료는 식이요법을 개선하고 생활습관을 변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식이요법에서는 먼저 과식 및 과음을 피하고 자기 전 세 시간 이내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의 종류도 중요한데, 너무 맵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더불어 카페인 음료, 초콜릿 또는 민트가 들어간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습관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데 흡연자라면 먼저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너무 꽉 조이는 옷은 위산을 역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입지 말아야 합니다.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야간에 역류가 심한 경우에는 베개를 높여서 역류되는 것을 막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식이요법 개선과 생활습관을 변화시켰음에도 증상의 호전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를 억제시켜주는 양성자펌프 억제제(ppi)라는 약물을 사용하고 부가적으로 위장관 계열의 약물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것입니다.
q. 역류성 후두염은 금방 좋아지나요?대부분의 이비인후과 질환들은 약물치료에 금방 호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역류성 후두염은 금방 좋아지는 병은 아닙니다. 약물치료를 했을 때 한 달 내에 좋아지는 경우는 약 20%에 불과합니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한 70% 정도에서 효과가 있고, 5개월이 지났을 때는 80%의 환자에서 호전을 보입니다. 위산억제제를 두 배로 늘려서 사용했을 때에도 1개월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는 30%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역류성 후두염은 1~2개월의 단기 투여보다는 5개월 이상, 적어도 3~4개월의 장기 투여 시에 훨씬 치료 효과가 좋습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호민 과장 (의료법인 은성의료재단 좋은강안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